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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축하공연 영광… 평창 개막식 덕도 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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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 가운데 하나는 소프라노 황수미(36)가 ‘올림픽 찬가’를 부르던 모습이었다. 단아한 한복 차림으로 미성을 뽐낸 황수미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평창의 디바’ 황수미가 오는 1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의 ‘클래식 레볼루션 2022’ 개막 콘서트를 시작으로 이달에만 4차례 국내 관객과 만난다. 독일에 거주하는 그는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공연은 늘 의미 있지만, 헬무트 도이치(77) 선생님과 무대는 3년 만이라 더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수미는 12일 개막 콘서트에서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테너 김세일, 안양시립합창단과 함께 멘델스존의 교향곡 2번 ‘찬양의 노래’에 솔리스트로 출연한다. 16일 울산, 18일 대전, 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세계적인 가곡 반주자인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와 듀오 리사이틀을 열고 멘델스존과 코른골트의 가곡을 선보인다.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의 테마인 멘델스존과 코른골트는 ‘특이한 조합’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두 작곡가의 가곡은 슈베르트나 슈만 같은 작곡가와 비교할 때 자주 연주되지 않는 편이고, 저 역시 이번 공연이 사실상 처음입니다. 이번에 두 작곡가의 곡을 프로그래밍할 때 도이치 선생님의 조언을 따랐습니다. 도이치 선생님은 제게 어울릴 만한 가곡으로 괴테, 하이네, 셰익스피어와 같은 문호의 시들로 만든 곡을 주로 고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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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미의 멘토인 도이치는 1960년대부터 가곡 전문 반주자로 활동해 왔다. 바리톤 헤르만 프라이,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를 비롯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성악가인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까지 함께하고 있다. 반주자를 넘어 성악가들의 스승으로 불리는 도이치는 뮌헨대학에 재직할 때 다른 교수의 제자였던 황수미를 눈여겨 봤다. 그리고 자신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황수미가 우승하자 “공연 반주자가 필요할 때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도이치 선생님은 연세가 있으시지만 자기 관리에 워낙 철저한 분이세요. 악보를 보는 눈빛이나 4~5시간씩 집중해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노쇠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선생님이 2026~2027시즌 카우프만과 담라우 독창회까지 살아있을지 모르겠다고 농담처럼 말씀하시는데, 젊은 친구들보다 집중력이나 에너지가 좋으셔서 충분하실 것 같아요.”

서정적인 목소리의 리릭 소프라노인 황수미는 2014~2018년 독일의 메이저 오페라하우스 가운데 하나인 본 극장 전속 가수를 거쳐 지금은 유럽의 여러 오페라극장 무대에 서고 있다. 특히 2021-2022시즌엔 독일의 또 다른 메이저 오페라하우스인 비스바덴극장에서 ‘마술피리’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이도메네오’ ‘코지 판 투테’ 등 모차르트 오페라 5편의 주역과 베르디 오페라 ‘돈 카를로’의 조역으로 출연했다.

황수미는 “비스바덴 극장이 2021-2022시즌 모차르트의 주요 오페라 7편을 올리는,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서면서 내게 5편의 주역을 맡겼다. 2018년 비스바덴 극장의 ‘돈 조반니’에 돈나 안나로 출연했을 때 좋은 평가를 받은 게 지난 시즌 캐스팅으로 이어졌다”면서 “스케줄과 역할 모두 쉽지 않았지만 성악가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황수미는 지난해 12월 노르웨이에서 노벨평화상 축하공연으로 열린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합창’에 솔리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한국에선 ‘합창’에 출연한 적이 있지만 유럽에선 노르웨이 공연이 처음이었다.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이어 국제적인 빅 이벤트에 한국을 대표해서 참여해 영광스럽다”며 “솔직히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공연이 유럽에서도 화제가 된 덕을 많이 봤다”고 웃었다.

30대 중반은 소프라노에게 목소리가 원숙해지는 시기다. 젊은 시절 ‘마술피리’의 파미나나 ‘라보엠’의 미미에 맞는 서정적인 소리를 내던 소프라노도 나이를 먹으면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나 푸치니 ‘나비부인’의 초초처럼 무거운 목소리를 내는 드라마틱한 배역에 나서곤 한다. 황수미 역시 “아직은 리릭 소프라노로서 미미나 마르그리트(구노의 ‘파우스트’) 같은 역할을 더 하고 싶다. 비올레타나 초초처럼 드라마틱한 소프라노에 어울리는 배역은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그동안 비올레타나 초초 역을 여러 차례 제안받았지만 섣불리 도전하고 싶지 않았다. 레퍼토리를 더 익히고 목소리 역시 적합한 때에 최고의 모습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황수미는 8월 공연 이후 바로 유럽에 돌아가는 대신 내년 1월까지 한국 등 아시아 무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9월 일본 도쿄 산토리홀에서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 10월 한국 부산문화예술회관의 오페라 ‘라보엠’에 출연한 이후 12월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산시립교향악단의 협연자로 나선다. 내년 1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말러의 가곡을 부를 예정이다.

그는 “한국에서 오페라 출연은 2018년 대구 오페라하우스의 ‘라보엠’뿐이다. 국립오페라단에서 몇 차례 캐스팅 제안을 받았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았고, 서울시오페라단에선 지난해 9월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하기로 했다가 코로나19로 취소됐다”면서 “머지않은 시기에 오페라로 다시 한국 관객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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