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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우, ‘한예종 연천’이 ‘팔색조 신스틸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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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의 철성, ‘남산의 부장들’의 전두혁, ‘나의 아저씨’의 송 과장, ‘악의 꽃’의 무진, ‘연애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의 김 팀장….

사람들은 작품 속 캐릭터로 변신한 그를 마주치면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아무튼 아는 얼굴’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모든 얼굴이 서현우 한 사람의 얼굴이라는 걸 쉽게 알아차리진 못한다. 배우에게 이보다 더한 칭찬이 있을까.

요즘 누구보다 바쁜 신스틸러 서현우가 이번엔 영화 ‘유령’의 귀여운 듯 속을 알 수 없는 천 계장으로 변신했다. 일제시대 조선총독부 통신과에서 암호해독을 담당하는 천 계장은 다른 주인공들과 함께 외딴 호텔에 갇힌다.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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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그간 악역을 많이 맡았는데 ‘유령’에선 제 안에 숨겨진 다른 면을 꺼낼 수 있어 내심 반가웠다”며 “시대 상황이나 인물들의 분위기가 비장한데, 천 계장은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관객들의 숨통을 틔우는 인물이다. 유머와 위트가 과하지 않게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서현우는 24㎏을 증량했다. 서현우는 “드라마 ‘악의 꽃’이 끝나고 몸이 마른 상태였는데 이해영 감독이 천 계장 역을 제안하면서 ‘덩치 있는 역할인데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며 “마침 ‘헤어질 결심’ 때문에 몸을 불리던 중이었다고 하니 이 감독이 반가워했다”는 캐스팅 뒷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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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으로 데뷔한 서현우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단역과 조연을 꾸준히 맡아왔다. 처음부터 배우가 꿈은 아니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연극반에 들어갔다가 연기에 빠졌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은 점수에 맞춰 갔다”면서 “국민대 영문과에 들어갔는데 계속 연극 생각이 났다. 고교 연극반 선생님께 전화했더니 ‘지금 한국예술종합원(한예종)에 있다. 입학 시험을 한 번 보라’고 권유해 한예종에 입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대하시는 부모님께는 배우가 아니라 교수가 되기 위해 가는 거라고 거짓말했다

대학 시절 그는 4년 간 ‘과톱’을 놓치지 않았다. 이번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박소담은 서현우에 대해 “학교 다닐 때 후배들로부터 ‘연천’(연기 천재), ‘연신’(연기의 신)으로 불렸다”고 말했다. 서현우는 ‘연천’ 이야기에 부끄러워하며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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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반고에 다니다가 한예종에 갔더니 예고 출신 동기들 눈에는 필기를 너무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보였는지 ‘서박사’란 별명도 붙었다. ‘연기는 몸으로 배우는 건데 뭘 그렇게 열심히 쓰냐’고 핀잔 주던 친구들이 시험이 다가오면 필기한 것 좀 보여달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서현우는 지금도 현장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다. 그는 “작품 안에서 실제 존재하는 인물같은 느낌을 주는 방법, 카메라를 통해 관객의 시선 안에 존재하는 방법을 연구한다”며 “이번에도 설경구 선배같은 분들은 뒤통수가 따가우셨을 거다. 계속 내가 관찰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기 경력이 쌓이면서 주연에 대한 욕심이 생기지 않는지 물었다. 그는 “지금은 모든 게 훈련이라 생각한다.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져야 내 마음도 든든할 것 같다”며 “배우로서 존재가 명확해지고 작품 만드는 분들에게 신뢰가 쌓이면 역할의 크기가 자연스럽게 커지는 시기도 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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